1. 도입부: 어느 배송 오류가 만들어낸 물류적 존재론 정체성이란 본질적인 핵이 아니라, 외부의 시선과 시스템이 덧씌운 라벨의 총합일지도 모른다. ‘JG유르가이(JG Yuruguay)’라는 기묘한 명칭은 정교하게 설계된 브랜드가 아니다. 그것은 로스앤젤레스(LA)의 한 교실에서 ‘윤재근(Yoon Jae-Geun)’이라는 이름이 대리 교사의 서툰 발음을 거치며 발생한 ‘음성적 평탄화(Phonetic Flattening)’의 산물이다. 소년 윤재근은 할머니가 발음하던 따뜻하고 유기적인 ‘우루과이’를 버리고, 모음이 납작해지고 가장자리가 날카로워진 ‘Yuruguay’를 자신의 영토로 삼았다. 비평적 관점에서 볼 때, 유르가이는 자신을 하나의 예술가로 정의하기보다 글로벌 물류 시스템 속에서...
